뇌와 마음 알아보기›처음 오셨다면
처음 오셨다면No. 01–02

부모님께 — 천천히 가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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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무엇을 하라고도, 하지 말라고도 적지 않습니다. 다만 여기까지 오시는 동안 마음이 어떠셨을지 짐작해 보며, 저희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려 합니다.

01여기까지 오시는 동안

아이에게 무언가 다르다는 것을 느낀 날부터 지금까지, 아마 많은 것을 찾아보셨을 겁니다. 검색창에 같은 말을 몇 번이고 다시 넣어 보고, 밤에 잠이 안 오고, 다른 아이와 견주게 되는 자신을 나무라기도 하셨을 겁니다.

그 시간을 지나 이 글까지 오셨다는 것만으로도, 아이 옆에 있어 주려는 마음이 어느 정도인지는 더 말씀드리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02먼저, 아직 아무도 다 알지 못합니다

뇌는 인류가 아직 다 알아내지 못한 곳입니다. 이제 막 알아 가는 중인 분야입니다.

이것은 겸손하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사실입니다. 같은 이름의 어려움을 가진 아이들도 속을 들여다보면 서로 다르고, 무엇이 원인이고 무엇이 결과인지 아직 갈리는 주제가 많습니다. 어떤 방법이 누구에게 얼마나 맞을지도 미리 알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무엇이든 단정적으로 말하는 곳은 한 번 의심해 보셔도 됩니다. 의학이든, 훈련이든, 수업이든 마찬가지입니다.

03「무엇이든 하면 좋아진다」는 말에 대하여

이 말은 반은 맞습니다. 아이가 무언가를 꾸준히 하면 그 일에서는 대체로 늘고, 그 과정에서 자신감이나 관계 같은 것이 함께 따라오기도 합니다.

다만 한 가지를 연습한 것이 다른 능력으로 얼마나 넓어지는지는 연구마다 결과가 다릅니다.1,2 그러니 하나를 잘하게 되면 모든 것이 따라 좋아진다고까지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기운을 빼려는 것이 아닙니다. 기대의 자리를 정확히 놓아 두어야 오래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너무 큰 것을 기대하면 몇 주 만에 지치고, 지치면 그만두게 되고, 그만두면 얻을 수 있었던 작은 것마저 놓칩니다.

04그래서 바라는 자리

저희가 생각하는 자리는 이렇습니다.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더 나빠지지 않게 조금씩 해 나가면, 생각보다 나은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희가 정직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거기까지이고, 그 정도면 해 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05어려움이 있어도 배움은 일어납니다

한 연구에서 파킨슨병이 있는 성인 20명과 그렇지 않은 16명이 6주 동안 같은 균형 과제를 배웠습니다. 두 집단 모두 수행이 나아졌고, 나아진 정도와 맞물려 뇌의 구조가 달라진 자리도 관찰되었습니다.3

이 연구가 아이들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대로 옮겨 오면 안 됩니다. 다만 어려움을 가진 상태에서도 배움은 일어나고, 뇌는 그에 맞춰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 준 자리라, 여기에 적어 둡니다.

06천천히 가도 됩니다

한 번에 여러 가지를 시작하고 싶어지는 때가 옵니다. 그 마음을 잘 압니다. 무엇 하나라도 놓치면 안 될 것 같으니까요.

그런데 여럿을 한꺼번에 시작하면 무엇이 무엇 때문인지 알 수 없게 됩니다. 아이도 지치고, 부모님도 지칩니다. 새로 더하실 것은 한 번에 하나씩, 그리고 그 하나를 몇 주는 지켜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연습도 그렇습니다. 한 번에 몰아서 오래 하기보다 여러 번에 나눠서가 더 남는다는 것이 운동학습 연구에서 오래 이야기되어 온 바입니다.4

07오늘 안 된 것이 실패가 아닙니다

연습하는 그 순간의 성적과, 시간이 지나도 몸에 남는 것은 다릅니다.5 오늘 잘 안 되는 것처럼 보여도 속에서는 쌓이고 있을 수 있고, 반대로 오늘 잘한 것이 다음 주에 그대로 있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하루하루의 결과에 마음이 오르내리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이가 어제보다 못한 날이 있어도 그것은 그냥 그런 날입니다. 피곤하거나, 긴장했거나, 마음이 다른 데 가 있었을 수 있습니다.

08그리고 부모님도 돌보셔야 합니다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아이를 위해 무언가를 계속하려면 그 일을 하는 사람이 버텨야 합니다.

잘 못 해 준 것 같은 날에 자신을 오래 나무라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부모님이 잘못해서 이렇게 된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부모님이 완벽해야 아이가 나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쉬어야 할 때는 쉬셔도 됩니다. 한 주 쉬었다고 무너지는 것은 없습니다.

09그래도 기대하셔도 됩니다

정직하게 한계를 말씀드렸지만, 그것이 기대하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조금씩, 천천히, 오래. 이 셋을 지키시면 나중에 돌아보셨을 때 「그때보다는 낫네」 하실 수 있는 자리가 생깁니다. 그 자리를 저희도 같이 바라고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읽으셔도 됩니다. 나머지 글들은 언제든 여기 있습니다.

References
  1. Do "brain-training" programs work?
    Simons DJ, Boot WR, Charness N, Gathercole SE, Chabris CF, Hambrick DZ, Stine-Morrow EAL · Psychological Science in the Public Interest 2016;17(3):103-86
    https://pubmed.ncbi.nlm.nih.gov/27697851/
  2. Does far transfer exist? Negative evidence from chess, music, and working memory training.
    Sala G, Gobet F · Current Directions in Psychological Science 2017;26(6):515-20
    https://pubmed.ncbi.nlm.nih.gov/29276344/
  3. Structural brain plasticity in Parkinson's disease induced by balance training.
    Sehm B, Taubert M, Conde V, Weise D, Classen J, Dukart J, Draganski B, Villringer A, Ragert P · Neurobiology of Aging 2014;35(1):232-9 (환자 20명 · 대조 16명 · 6주)
    https://pubmed.ncbi.nlm.nih.gov/23916062/
  4. Distribution of practice in motor skill acquisition: different effects for discrete and continuous tasks.
    Lee TD, Genovese ED · Research Quarterly for Exercise and Sport 1989;60(1):59-65
    https://pubmed.ncbi.nlm.nih.gov/2489826/
  5. Learning-performance distinction and memory processes for motor skills: a focused review and perspective.
    Kantak SS, Winstein CJ · Behavioural Brain Research 2012;228(1):219-31
    https://pubmed.ncbi.nlm.nih.gov/22142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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