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밍은 왜 바탕일까 — 여러 일이 나눠 쓰는 시간
01타이밍은 「따라가기」가 아니라 「미리 맞추기」
박자에 맞춰 손뼉을 칠 때 사람은 소리를 듣고 반응하지 않습니다. 다음 박이 올 때를 예측해 미리 손을 보냅니다(「박자를 맞춘다는 것」). 박을 듣기만 해도 움직임을 고르는 뇌가 켜진다는 것도 알려져 있습니다(「뇌 안의 시계 — 시간과 리듬」).
이 「예측해 미리 맞추기」는 박수에만 쓰이지 않습니다. 날아오는 공, 빠르게 지나가는 말소리, 내 차례가 오는 대화 — 모두 다음에 올 것을 시간 위에 미리 놓아 두는 일입니다.
02같은 시간을 나눠 쓰는 다섯 자리
- 움직임 — 손과 발을 차례대로, 제때 움직이기. 공 받기, 줄넘기, 글씨 쓰기(「소뇌 — 움직임과 박자를 다듬는 곳」 · 「손발이 서툰 아이」)
- 말소리 듣기 — 빠르게 흘러가는 말을 음절과 낱소리로 쪼개 듣기(「소리와 박자」 · 「말이 늦을 때」)
- 읽기 — 글자를 말소리에 잇기. 이 일은 말소리를 쪼개 듣는 힘에 기댑니다(「리듬과 읽기」)
- 주의 — 언제 무엇이 올지 알면 주의를 미리 그 자리에 보내 둘 수 있습니다(「뇌는 무엇으로 주의를 붙잡나」 · 「ADHD와 시간 감각」)
- 사람과 주고받기 — 대화의 차례, 함께 박수 치기, 나란히 걷기(「자폐와 움직임」)
03박자에 고르게 맞추는 10대는 읽기와 주의도 나았다
2013년 미국 연구진은 고등학생 58명(14~17세)에게 박자에 맞춰 손가락을 두드리게 하고, 두드리는 간격이 얼마나 고른지 쟀습니다. 그리고 읽기, 주의, 소리를 시간적으로 얼마나 정밀하게 듣는지(짧은 소리 바로 뒤에 다른 소리가 이어질 때 앞소리를 알아듣는 능력)를 함께 검사했습니다.
박자에 고르게 맞춰 두드리는 학생일수록 읽기 점수가 높았고, 오래 주의를 유지하는 검사에서도 나았으며, 소리를 시간적으로 더 정밀하게 들었습니다. 지능 점수와는 관계가 없었습니다.
다만 이것은 함께 나타난다는 결과입니다. 저자들도 박자 맞추기가 읽기나 주의를 만든다고 하지 않았고, 이 능력들이 뇌의 같은 바탕을 나눠 쓰는 것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박자를 연습하면 읽기나 주의가 좋아지는지는 앞으로 확인할 질문으로 남겼습니다.
04리듬이 남다르면 말과 언어도 어려울 위험이 크다는 가설
2020년 리듬과 언어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그동안의 연구를 모아 하나의 가설을 내놓았습니다. 이름하여 「비전형 리듬 위험 가설」 — 리듬을 받아들이고 맞추는 방식이 남다른 사람은 말·언어 발달 장애를 겪을 위험이 더 높다는 것입니다.
근거로 든 것은 세 갈래입니다. 음악의 리듬과 말소리 처리가 서로 이어져 있다는 연구, 말·언어 장애가 있는 아이들(그리고 함께 오기 쉬운 주의·움직임의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에게서 리듬의 어려움이 자주 보인다는 연구, 아기 때의 리듬 처리가 뒷날의 언어 발달과 이어져 있다는 연구입니다.
저자들은 선을 분명히 그었습니다. 리듬이 남다른 아이가 반드시 말·언어 장애를 겪는다는 뜻이 아니고, 리듬은 이미 알려졌거나 아직 모르는 여러 위험 요인 가운데 하나라는 것. 그리고 무엇이 원인이고 무엇이 결과인지는 앞으로 가려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05진단은 달라도 타이밍 어려움은 겹친다
2021년의 한 정리 글은 범위를 더 넓혔습니다. 신경발달장애는 진단마다 가장 두드러진 어려움이 다릅니다 — 자폐는 사회적 소통, ADHD는 주의, 발달성 협응장애는 움직임, 발달성 언어장애는 언어. 그런데 여러 진단이 함께 오는 경우가 흔합니다.
저자들이 주목한 것은, 이 여러 진단에서 리듬 · 타이밍 · 함께 맞추기의 어려움이 자주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그 모양은 진단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타이밍의 어려움이 여러 진단에 함께 걸리는 취약함일 수 있고, 각 진단의 주된 어려움과 여러 진단이 함께 오는 일 모두에 한몫할 수 있다는 가설을 내놓았습니다. 어릴 때 타이밍이 어긋나면 그것이 말 · 움직임 · 관계 같은 다른 발달에도 차례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 정리 글이 다룬 진단은 ADHD, 자폐 스펙트럼, 발달성 협응장애, 발달성 언어장애, 난독증, 말더듬, 윌리엄스 증후군입니다.
이것 역시 저자들 스스로 시험해야 할 가설로 적었습니다. 큰 규모의 연구가 더 필요하고, 같은 진단 안에서도 모든 아이가 그런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적었습니다.
06함께 박자를 맞추면 마음도 가까워진다
타이밍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일합니다. 2014년 캐나다 연구진은 14개월 아기 48명을 음악에 맞춰 살살 흔들어 주면서, 마주 선 실험자가 아기와 같은 박자로 또는 어긋난 박자로 함께 흔들리게 했습니다.
그 뒤 실험자가 「실수로」 물건을 떨어뜨리자, 같은 박자로 흔들렸던 아기들이 물건을 집어 건네주는 일이 더 많았습니다. 연구진은 함께 박자를 맞추는 경험이 아주 어린 나이부터 남을 돕는 마음이 자라는 데 한몫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어린아이가 사람과 함께할 때 박자를 더 잘 맞춘다는 연구(「박자를 맞춘다는 것」)와 짝을 이루는 결과입니다. 타이밍은 혼자의 재주이면서 함께 지내는 법의 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07그래서 「바탕」이라고 부릅니다
정리하면, 타이밍은 움직임 · 말 · 읽기 · 주의 · 관계가 함께 기대는 시간의 바탕으로 보입니다. 바탕이 흔들리면 그 위의 여러 일이 함께 버거워 보일 수 있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생각입니다.
다만 지금 근거의 대부분은 「함께 나타난다」입니다. 「타이밍이 어긋나서 다른 일이 어렵다」고 원인을 못 박을 단계는 아니고, 타이밍을 연습하면 다른 능력이 따라오는지도 아직 확인해 가는 질문입니다. 「리듬과 읽기」에서 본 것처럼, 연습한 것에 가까운 능력일수록 근거가 낫고 멀어질수록 약해집니다.
08여기까지 정리하면
- 타이밍은 소리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순간을 예측해 미리 맞추는 일이다
- 움직임 · 말소리 듣기 · 읽기 · 주의 · 사람과 주고받기는 모두 이 「제때」를 쓴다
- 박자에 고르게 맞추는 10대는 읽기 · 주의 · 소리의 시간적 정밀함도 나았다 — 함께 나타난 것이지 원인으로 밝혀진 것은 아니다
- 리듬이 남다르면 말·언어 장애 위험이 크다는 가설, 타이밍이 여러 신경발달장애의 공통 취약함이라는 가설이 나와 있다 — 둘 다 시험 중이다
- 함께 박자를 맞춘 14개월 아기는 상대를 더 잘 도왔다
- 「바탕」이라는 말은 이어져 있다는 뜻이고, 원인이나 연습의 효과는 아직 확인해 가는 중이다
- The ability to tap to a beat relates to cognitive, linguistic, and perceptual skills.
Tierney AT, Kraus N · Brain and Language 2013;124(3):225-31 (고등학생 58명 · 14~17세 · 박자에 맞춘 두드리기 간격이 고를수록 읽기 · 지속 주의 · 역행 차폐(소리의 시간적 정밀함) 결과가 나음 · 지능과는 무관 · 상관 연구, 훈련 효과는 앞으로의 질문)
https://pubmed.ncbi.nlm.nih.gov/23400117/ - Is atypical rhythm a risk factor for developmental speech and language disorders?
Ladányi E, Persici V, Fiveash A, Tillmann B, Gordon RL · Wiley Interdisciplinary Reviews: Cognitive Science 2020;11(5):e1528 (정리 · 비전형 리듬 위험 가설 — 리듬 처리가 남다르면 말·언어 발달 장애 위험이 높다 · 반드시 그렇다는 뜻이 아니며 여러 위험 요인 가운데 하나 · 원인의 방향은 앞으로 가려야 함)
https://pubmed.ncbi.nlm.nih.gov/32244259/ - Rhythm and timing as vulnerabilities in neurodevelopmental disorders.
Lense MD, Ladányi E, Rabinowitch TC, Trainor L, Gordon R · Philosophical Transactions of the Royal Society B 2021;376(1835):20200327 (정리 · ADHD · 자폐 · 발달성 협응장애 · 발달성 언어장애 · 난독증 · 말더듬 · 윌리엄스 증후군 · 리듬·타이밍 어려움이 여러 진단의 공통 취약함이고 동반에도 한몫할 수 있다는 가설 · 발달의 연쇄 · 큰 규모 연구 필요)
https://pubmed.ncbi.nlm.nih.gov/34420385/ - Interpersonal synchrony increases prosocial behavior in infants.
Cirelli LK, Einarson KM, Trainor LJ · Developmental Science 2014;17(6):1003-11 (14개월 48명 · 실험자와 같은 박자로 흔들린 아기가 어긋난 박자로 흔들린 아기보다 더 많이 도움 · 두 번째 실험에서 움직임의 대칭보다 맞물림이 중요)
https://pubmed.ncbi.nlm.nih.gov/25513669/